일상로그

[POCU Academy] COMP2200 - C 언매니지드 프로그래밍 수강후기

이주디 2023. 4. 17. 22:20
728x90

시작은 뭐 대충..

4개월 전 쯤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한 지인이 있었는데 평일이고 주말이고 시간이 없단다.
뭐하냐고 물어보면 매일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한단다. 직장인이 도대체 왜?
물론 나도 가끔은 공부도 하고 자격증 시험도 치지만
회사원이 퇴근하고 남는 시간 얼마나 된다고.. 그 시간을 쏟아부으며 공부하지는 않는단 말이지.

그래서 직접 겪어보기로 했다 첫 포큐 강의 언매니지드 C!

(이 후기를 읽을 분들이 궁금하실까봐 말씀드리자면 저는 IT회사에서 N년째 일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기술 직무는 맞는데 개발자는 아니고요 그런데 종종 개발도 합니다. 다행히 서비스 개발은 아닙니다.
아무튼 개발자는 아니고요.. 전공자는 맞습니다 그런데 사실 컴퓨터 공학은 복수전공 했어요)

강의

일단 전체 과정이 끝난 후 돌아보니 굉장히 떠먹여주는 수업이라고 느껴졌다.
'떠먹여준다'의 뜻은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장황한 설명을 덧붙여보자면.. 보통의 대학교의 강의는 이렇지 않다.

학교에서는 한 학기 동안 프로그래밍 기초 문법, 조건문, 반복문부터 천천히 배운다.
물론 포인터, 동적할당 처럼 어렵지만 아주 중요한 내용은 대학 수업에서도 물론 다루지만,
그 외 POCU에서 다루는 많은 내용들은 관심이 있는 사람들만 스스로 찾아서 공부해야 한다.
예를들면 빌드, 링킹, C 표준, 다국어 지원, 실제로 업계에서는 이렇게 사용한다 같은 것들.
(사실 빌드 과정이나 링킹, 자료구조 같은건 다른 과목에서 배우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컴퓨터 전공 학과들은 C프로그래밍이 1학년 과목에 편성되어 있다.
그렇다보니 갓 고등학교를 졸업해 삐약삐약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그 이상을 가르치기란 힘들겠지!

어쨌든 이게 무슨 소린가 싶다면 당장 서점에 가셔서 인기 있는 C언어 책을 한권 집어 펼쳐보시면 무슨 말인지 알게 될거다.
포프님이 과목 소개에서 ‘이 과목에서는 C에서 if문을 이렇게 쓰고 for문을 이렇게 쓴다를 알려주지 않아요’ 라고 했는데 이제 무슨 뜻인지 이제서야 알겠다.

여튼 하나씩 힘들게 찾아서 공부해야하는 것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설명까지 해주시니 '떠먹여준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실습, 과제

실습과 과제는 스트레스 받을 때도 많았지만 나름 재밌었다. 정규코스를 수강하면 슬랙방이 개설되는데,
슬랙에 질문이 안올라오면 나만 못하는건가 싶어 자괴감도 들고, 질문이 많이 올라오면 다들 어려워 하는구나 싶어서 안도하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이 질문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이렇게 질문해야지 이렇게는 안해야지 도 많이 배웠다.

실습은 주 1회, 과제는 3주 1회 꼴로 받았는데, 게임 퀘스트 깨는 기분으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때 마다 너무 뿌듯했다!
포큐 수강 후기를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실시간으로 채점해주는 빌드봇. 꼭 게임 점수를 얻는거 같아서 재밌었다.
솔직히 시험 없이 실습, 과제만 일주일에 세개씩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죄송합니다)

하나 아쉬웠던 점은 실습, 과제 마감 후 모범 답안(?)이 주어졌다면 좋았을거 같다.
100%로 통과해도 이게 괜찮은 코드가 맞는지, 다른 수강생이 공유해준 코드를 봐도 과연 이게 더 좋은 코드가 맞는지 궁금할 때가 많았다.

문득 생각나는게 오프라인 모임에서 경제학도이신 어떤 수강생께서 빌드봇을 한번에 통과하면 돈 아까운거 아니냐고 했었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통과한 후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돌려봤으면 좋았을텐데.. 라고 생각은 하지만 나는 학기 초로 다시 돌아가도 안할거 같다. 일도 해야하고.. 빨래도 해야하고.. 세차도 해야하고..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이러나 저러나 학기 끝날 즈음엔 빌드봇과 정들어서.. 초롱초롱하던 빌드봇이 퀭한 눈을 하고 있으니 마음이 아팠다..
빌드봇 학대를 멈춰주세요..

아 참 가장 좋았던건 코딩컨벤션 채점! 기간이 오래 지나서 기록은 안남아있지만 과제1 때는 코딩 스타일 위반으로 30줄정도 걸렸던거 같다.
나중에는 수정하기 귀찮은 마음에, 나도 모르게 처음부터 코딩컨벤션을 열심히 지키게 되었고
학기 끝날 즈음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그냥 작성해도 코딩 스타일 - 1줄 위반 이나 코딩 스타일 - GOOD 을 볼 수 있었다. (뿌듯)

학습효과가 정말 엄청났다. 회사에 신입 들어오면 이걸로 훈련 시키고 싶을 정도...

시험

아 여기에 복병이 있었다. 온라인 시험이다보니 부정행위 감시를 위해 웹캠을 켜고 시험을 보는데,
내 얼굴이 화면 한 켠에 계속 나오니까 시험 내내 신경이 쓰이고 동시에 엄청난 압박감이 느껴졌다.
게다가 오프라인 시험은 부정행위로 의심받아도 그 자리에서 증명할 수 있지만, 온라인 시험은 그게 어렵단게 더욱 긴장하게 만들었다.

시험 난이도는 대학교 때 전공 시험보다 어려웠고, 무엇보다 연필로 종이에 쓰면서 풀 수 없는게 힘들었다.
눈으로 풀다보면 자꾸 계산 실수가 생겨서 처음부터 다시보고, 결국 시간이 촉박해지고, 불안해지니까 또 실수하고의 반복이었다.
게다가 나는 강의도 들었고 실습도 과제도 열심히 했으니 시험도 그냥 풀겠지~ 라는 이상한 자만심이 있었다.

그리고 중간고사 점수로 때려맞았지..56점..초등학생 때 받아쓰기도 60점 밑으로는 받아본 적이 없는데..정말 부끄럽기 그지없다!

대충 계산해보면 (실습, 과제 만점을 받는다면) 기말고사때 85점 이상은 받아야 통과할 수 있는 점수였다.
그런데 뭐 위에 이미지를 보면 알겠지만 85점 이상은 극소수. 어쩌겠어 공부 해야지

지금 다시 보니 괜히 올린 것 같다. 내가 지금까지 말한 모든 것들이 신뢰를 잃을 것만 같아
꼭 기말고사 점수 추가할게요 나중에 다시 구경와주세요..

기말고사 때는 중간고사보다는 나은거 같은데 85점 이상은 글쎄..?ㅎㅎ...

+ 2023.05.18 추가
점수 추가한다고 해놓고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당! 글쓰려고 캡쳐까지 해놨었는데..
오랜만에 블로그 들어왔다가 생각나서 추가합니다.. 부끄러운 점수지만..

기말고사는 70점 받았고 과제, 실습 포함한 총 점수는 82% 달성으로 Fail 받았습니다 ㅠㅠ
놀라운 사실은 Fail인데 등수가 상위 3%면 통과하는 사람이 많아봤자 2%라는 걸까요.. 쉽지 않네..

결론

사실 후기라기보다 일기에 가까웠는데 바쁘게 지내온 4개월에 대한 정리 쯤이라고 보면 되겠다.
기말고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인데 과연 85점 넘을 확률이 얼마나 될지.. 통과 못하면 기분은 좀 안좋겠지만 그래도 기대한 것 보다 많은 걸 얻었으니까!

그리고 일단 이 모든 과정이 굉장히 신선했다.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시간을 써가며 공부한다는 사실도 큰 자극이 되었고, 대학교 졸업하고는 #include 조차 써본 적 없었는데 오랜만에 C를 다시 보니 새롭기도 하고, 빌드봇의 실시간 채점과 난이도 있는 과제와 시험까지 재미있었다.
사실 난 지금의 업무에 큰 도움이 되는 내용은 아니라서 취미삼아 들었는데 절대 후회는 없다. 다음 강의는 어떤걸 들을까 고민중!

김포프라는 사람이 유명한지 모르고 POCU를 먼저 알게 됐는데, 워낙 업계에서 유명하신 분이라 하니 수강생 중에는 포프님의 명성을 듣고 수강하게 된 사람도 많은 것 같았다.
난 아직 포프님의 철학도 모르고, 그 분이 평소에 생각하고 말하는 바도 잘 모르지만 (사실 아직도 유튜브는 안봄)
실력있고 유명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포큐 강의만 놓고 봐도 충분히 추천할만 했던 강의였다.

그래서 다음 수업은 뭘 들어야 하죠? 😵

728x90